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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 그래피티 이해하기 - 그래피티의 기원과 개념, 그리고 논란

비주얼라이즈 2014. 10. 12. 12:06






▶문화노트 :: 그래피티 이해하기 - 그래피티의 기원과 개념, 그리고 논란



그래피티는 여러가지 종류의 마커를 이용하여 그려지는 그림으로, 도심 속 다양한 공간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보도블럭, 놀이터, 한강공원, 도로변 외벽 등) 이러한 특성으로인해, 그래피티에대한 논쟁은 지난 는 수 십년간 끊이지 않고있습니다.





그래피티의 기원


그래피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원부터 살펴보아야 하겠지요. 그래피티의 기원은 기원전 15,000년 ~ 10,000년 경 프랑스 남서쪽에 라스코 동국별화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있는 동물 벽화그림입니다.




 

원시인들은 말하고자 했던 바를 '벽'이라는 공간에 표현했었고, 이로부터 인간은 문신이나 낙서를 하는 등의 '긁는 행위'를 이어오게 되는데, 이것을 그래피티의 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알타미라 벽화가 그려지고 8천년 이라는 시간이 흘러 '리오핀투라스 암각화'에서도 기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손의 동굴(Cuevs de Manos)


마치 벽에 손을 대고 스프레이를 뿌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곳은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손의 동굴'로, 1999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된 곳입니다.





그래피티의 개념과 어원


먼저,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그래피티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피티[Graffiti]의 정의


- 벽이나 그 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두산백과)

- 각종 벽면이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휘갈겨 그린 낙서 예술(월간미술, 2003)


그래피티의 사전적 정의에는 'Graffiti'라는 이름 그대로 '낙서'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으며, 스프레이페인트를 뿌리는 것 외에 '긁거나, 휘갈겨 그린' 창작물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피티의 어원



- 그래피티(Graffiti)의 어원은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graffito'와 그리스어 'sgraffito'이다.(두산백과)


- 그래피티(Graffiti)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Graffito에서 유래되었는데 '긁음'이라는 뜻이다. 그 복수형인 'Graffiti'는 벽 표면을 긁어 만든 드로잉과 이미지를 의미한다. 즉, 'Graffiti'라는 말은 원시시대의 벽화나 또는 전반적인 정치적 · 성적 유머 혹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벽을 긁거나, 그리거나, 표시하는 모든 것을 지칭한다.(송이채, 2005)



그래피를 어원을 통해 살펴보니, 알고있던 것 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해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 그래피티의 시작 :: 1960년대 쿨얼과 콘브레드



앞서 살펴본 원시적 형태의 그래피티가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그래피티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로, 미국 필라델피아의 콘브레드와 쿨얼이 자신들이 그린 그래피티에 서명(Tag)를 남기면서부터입니다. 




Corn Bread & Cool Earl, Graffiti & tag


앞 초기 그래피티를 그렸던 사람들은 반항적 청소년들과, 흑인, 소수민족이었으며 이들이 그리는 그래피티는 '충동적, 즉흥적'으로 그려졌습니다. 



현대 그래피티의 논의가 시작되다 :: 1970년대



- Taki 183


1971년, 뉴욕 지하철과 운송트럭의 벽 일대에 "taki183"이라는  말이 쓰여져 뉴욕시민 모두 그 의미를 궁금해하게 되었고, 관심이 커지게 되면서 <뉴욕 타임즈>는 이 메세지를 남긴 사람을 추적하게되었습니다. 



Taki 183 spawns pen pal, NYT



그 결과 우편배달업을 하는 한 청년이 전달을 마친 뒤 자신의 마커로 빈 공간에 메시지를 남겨왔음이  밝혀졌습니다. 'Taki'는 이 청년의 그리스식 애칭이었고, 183은 청년이 거주하고 있는 집주소였습니다. 특별한 비밀이 숨겨진 것도 아니었지만, 이 사건이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굉장히 컸다고 합니다. 이후 주간잡지<뉴욕>은, 1973년에 '타키상'을 만들어 최고의 디자인상을 선정하고 발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Taki 183





그래피티에 대한 논쟁



우선, 건물 관리인들은 그들을 싫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눈치채지 못한사이에 외벽에 그림이나 문자를 새겨놓기 때문입니다. 또한 관할지역 공무원들도 그래피티에 대해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다수의 경우의 그래피티는 예측 가능한 지역에서 이루어지고있지만, 여전히 몇몇 그래피티가 예측할 수 없는 곳에 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논란은 그래피티문화의 인기를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논쟁이 사람들로하여금 그래피티에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버리고있습니다.






그래피티의 목적



그렇다면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누가? 왜? 그래피티를 그리는 걸까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목적을 '태그 남기기'라고 합니다. 태그는 그래피티 작가의 정체성을 나타내주는 것으로서,  단순한 서명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렇게  태그의 목적이 '남과 다른 자신을 나타내기'의 형태로 이루어지면서 태그의 크기와 모양, 색상 등에서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져왔습니다. 뿐만아니라 '차별화'라는 가치가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명예'로 이어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에대한 경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초기 그래피티와 그에따른 태그는 작은 공간에 그려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라는 가치를 중요시하게 되면서 그래피티는 점점 대형화 되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로 차량 외벽 전체가 그래피티로 채워지는 홀 트레인(Whole Train)의 형태가 등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층빌딩의 꼭대기나 많은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의 게시판 같은 곳에 태그를 남기면 더 높은 명성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피티의 긍정적인 면



그래피티를 단순히 '낙서'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 대부분 사람들로하여금 동기부여가되는 메시지거나, 그 메시지를 해석함으로써 또 다른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직은 '그래피티 = 불법'이라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대안적 예술'로 자리를 잡아가게되면서 이와 관련한 커뮤니티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 가가니의 오덕사 , 프라하 거리의 그래피티



그래피티는 여기저기 그려지는 낙서일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이들이 그래피티를 남길 장소를 정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충동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상당히 제한적인 장소에서 그들의 그래피티를 그립니다.












거리예술과 그래피티



거리예술가라고 하면 뭔가 우리의 주변에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내는 사람'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거리예술가들이 만들어 내는 것들로부터 새로운 의미나 영감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거리예술가'는 긍정적인 존재로 여겨집니다. 반면, 일부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건물이나 공공의 공간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그래피티'라는 문화에 대한 감정이 좋지만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관련 법제정



이런 그래피티 관련 논쟁이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나라에서 같은 문제로 논쟁이 이어져왔고, 그 결과로 관련 법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는 21세 미만의 경우 그래피티를 그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반면, 상파울루나 멜버른, 타이페이와 같은 지역에서는 '그래피티 법'을 제정함으로써 그래피티아티스트들의 표현을 허락했습니다. 다만, 이경우는 허용범위에 제한을 두어 공공기물을 파손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참고문헌>

송이채, '그래피티(Graffiti)의 공공미술로서의 발전 가능성 연구', 추계예술대, 2005

이화선, '현대 드로잉의 확장된 개념으로서의 그래피티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2013